
(사진출처: 위키트리)
요즘 SNS에서 ‘칠가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과거 “짱”, “간지” 등 이 유행이었다면, 이제는 “칠하다”, “칠가이”가 멋짐의 대명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무심한 강아지 캐릭터로 시작된 이 밈은 틱톡과 인스타그램을 타고 순식간에 퍼지면서 유행이 되었고, 이제는 암호화폐까지 출시될 정도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칠가이(Chill guy)”뜻, 유래, 왜 7가이로 불리는지, 칠가이 코인 등 재미있고 쉽게 정리해드립니다.
칠가이 7가이? 그게 대체 뭔데?
최근 대한민국에서 MZ세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밈이 등장했습니다. “너 칠가이네~”, “오, 이거 좀 칠하다” 등 SNS에서는 이 표현이 마치 ‘멋짐’을 나타내는 형용사처럼 자연스럽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간지’, ‘쩐다’ 같은 단어가 쓰였다면, 요즘 세대는 “칠하다”, “칠가이 같다”라는 말로 감탄을 표현하곤 합니다.
밈은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형태로 변형되며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습니다. 칠가이 역시 이러한 변형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는데, 디지털 예술가 필립 뱅크스(Philip Banks)가 X(구 트위터)에 자신의 창작물인 강아지 캐릭터를 게시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강아지 캐릭터는 무심한 듯한 표정에 살짝 조소를 머금고있고, 양손을 주머니에 넣고 여유로운 자세로 서 있는 모습을 보입니다. 마치 바쁜 일상 속에서도 초연한 사람처럼 보이는 이 강아지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공감과 웃음을 동시에 주며 ‘칠가이’로 급부상하게 되었습니다. 틱톡, 인스타그램 등에서 캐릭터를 패러디한 이미지와 영상이 확산되며, ‘칠가이’라는 단어뿐 아니라 ‘칠’이라는 단어 자체도 새로운 의미로 쓰이게 되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숫자 7을 발음할 때의 ‘칠’과 영어 단어 ‘Chill’의 발음이 유사해 ‘칠가이’를 ‘7가이’로 표기하기도 하며, 밈의 확장성을 높였습니다.
Chill, 그 이상이 되다
‘Chill’은 원래 ‘냉기’, ‘차가움’ 또는 ‘진정하다’, ‘느긋하게 보내다’는 뜻으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영어 단어입니다. 한국에서도 “와인 좀 칠링해주세요”처럼 냉기의 의미로 흔히 사용되었습니다. 하지만 ‘칠가이’ 밈이 유행하면서 이 단어는 단순한 온도의 개념을 넘어 새로운 트렌디한 감성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과거 “쿨하잖아~”가 있었다면, 이제는 “칠하잖아~”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어 하나로 ‘여유’, ‘스타일’, ‘센스’를 동시에 표현할 수 있는 언어로 대체되었습니다. 사실 ‘칠’이라는 단어는 해외에서는 오래전부터 다양한 의미로 활용되어 왔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Netflix and chill’이라는 슬랭은 “우리 집에서 넷플릭스 보며 쉴래?”라는 의미로 쓰이지만, 암묵적으로는 데이트 혹은 더 가까운 관계를 암시하는 표현입니다. 이는 한국의 “라면 먹고 갈래?”와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됩니다.
칠가이, 코인으로 재탄생하다
흥미로운 점은, 이 칠가이 캐릭터가 단순히 인터넷 밈에 머무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2024년 11월, 칠가이 캐릭터를 기반으로 한 암호화폐 ‘칠가이 코인(Chill Guy Coin)’이 출시되며 밈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됩니다.
칠가이 코인은 이른바 밈 코인(Meme Coin)의 한 종류로, 도지코인(Dogecoin)이나 시바이누(Shiba Inu)처럼 기술적 기반보다는 커뮤니티의 유행성과 화제성에 따라 가격이 변동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밈 코인은 인터넷 트렌드나 유명 인플로언서의 한 마디로 인해 가치가 급등락하기 때문에 하이리스크-하이 리턴 자산으로 분류됩니다.
칠가이 코인은 출시 초기 해외 커뮤니티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높은 거래량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2025년 1월에는 0.25달러까지 상승하며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았습니다. 하지만 4개월 후인 4월에는 0.018달러까지 급락하며 큰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이후 5월부터는 약간의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거래량도 점차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는 모습입니다.
아쉽게도 현재 대한민국의 정식 암호화폐 거래소에서는 칠가이 코인을 거래할 수 없습니다만, 해외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Binance)에서는 거래가 가능합니다. 다만, 국내 투자자에게는 언어 장벽과 규제 문제로 인해 접근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칠가이 코인 도지처럼 화성에?
아이러니 하게도 캐릭터의 원작자는 코인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필립 뱅크스는 자신의 SNS를 통해 여러 차례 “칠가이 캐릭터는 코인과 무관하다”고 입장을 표명했으며, 코인 제작 과정에 대한 사전 동의도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그의 X 계정이 해킹당한 후에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다시 한 번 “내 창작물과 코인은 아무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전했으며, 이로 인해 밈 코인의 신뢰성 문제도 다시금 화제에 올랐습니다. 이처럼 원작자의 의도와 무관하게 상업화되거나 금융 자산화되는 사례는 최근 들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법적, 윤리적 논란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론에 취약한 밈 코인 특성상 칠가이 코인 역시 잇따른 원작자의 해명에 가격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밈 코인, 투자일까 투기일까
밈 코인은 그 특성상 대중성과 유행에 매우 민감합니다. 도지코인이 일론 머스크의 한 마디로 폭등했던 것처럼, 칠가이 코인 역시 밈의 강도에 따라 가치가 널뛰기합니다. 이런 점 때문에 일부에서는 밈 코인을 ‘투기’로 간주하며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는 입장도 있습니다.
